전문가 칼럼

BIMP-EAGA 지역의 지속가능한 환경과 기후변화에 대한 정책적 방향과 대응 전략

등록일 2022.11.30

 

부산국제교류재단 개발협력팀 / 연경심 팀장

 

 

  BIMP-EAGA는 2017년부터 2025년까지 협력체 역내 발전 청사진을 Vision 2025로 제시했다. 지역 발전 격차를 해소하면서 지역 간의 연결성을 강화하기 위해 공통 발전 목표로 지속가능한 천연자원 관리, 친환경 경제산업 활동, 기후 탄력성 있는 농업과 수산양식, 지역 자연환경과 주민들의 조화로운 공존을 위한 관광, 그리고 생태관광을 통한 포용적인 상생협력을 선정했다. 

 

  동 목표 중 다른 어느 분야보다 지속가능한 환경 및 기후변화 측면의 정책적 대응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BIMP-EAGA 지역이 풍부한 천연자원과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관광지로써의 강점을 가지고 있는 반면 빈번한 자연 재난재해, 급속한 도시화와 인구증가에 따른 자연환경 훼손, 저소득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 확충이라는 시급한 과제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BIMP-EAGA가 상기 과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Vision 2025를 기초로 환경 분야의 아래 네 가지 전략을 선정하고 있고 우리는 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기후변화 대응에 주력한다. 기후위기는 농가, 어촌, 생태관광공동체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더디게 만들고 있다. 따라서 공동의 노력으로 기후위기에 대처할 수 있도록 기후변화 대응 및 환경 문제 해결 등 모범 사례를 모아 공유하고 지역 공동체에서 활용하는 전략을 제안했다.

 

   둘째, 깨끗하고 친환경적인 기술의 발전과 활용을 통해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을 실현하고자 한다. 학술 연구기관과 산업 분야간 협업, 특히 중소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비즈니스 전 과정에 걸쳐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고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다. 특히, 도시 개발 측면에서 환경, 경제, 경쟁력 강화를 균형 있게 추진할 것을 권고한다. 이에 기초하여 BIMP-EAGA는 ‘그린 시티 이니셔티브’(BIMP-EAGA Green Cities Initiatives, GCI)를 제안한 바 있다. 높은 도시 거주 인구 비중을 고려하여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을 우선적인 발전 과제로 인식하는 것이다. 이에 주요 도시들은 다양한 행동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셋째, 자연자원과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토지 사용의 체계적인 계획 수립과 이행, 수자원 관리, 생물다양성 보호, 농업/수산/관광업에서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는 것을 과제로 채택했다. 지방정부, 지역 공동체, 민간 영역, 연구학술 분야간의 협업을 토대로 환경 및 생태계를 보호하면서 산업분야의 지속가능한 성장 목표를 달성하도록 했다. 또한 BIMP-EAGA 내 생태계 보호와 보존을 위한 관리 방식 정보와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기후변화 대응 및 지속가능발전 목표 달성을 가속화하고자 한다. 

 

  넷째, 환경과 지속가능한 발전의 주요 이해관계자인 미래세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보고 미래세대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공동의 노력을 하기로 했다. 온라인 및 SNS 매체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인식을 개선하고 상호 협력할 수 있는 협력 네트워크를 조성키로 하였다.

 

  하지만 Vision 2025 수립 이후 BIMP-EAGA 지역은 팬데믹으로 인한 관광 산업의 부진, 지진과 대형태풍과 같은 자연재난 재해,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와 식량 공급망 위기의 충격에 그대로 노출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에도 불구하고 Vision 2025를 달성하기 위한 협력은 지속되고 있다. 

 

  금년 11월 26일에 개최된 BIMP-EAGA 각료회의 공동 성명에서 위기대응과 극복을 위한 협력 방향을 살펴볼 수 있다. 빈곤 감소와 기후변화 그리고 식량부족 위기에서 농업과 수산업을 중심으로 한 협력을 가속화하고, 소지역 협력체의 가치사슬을 통해 민간분야와 협업하여 생산성 강화, 산업 경쟁력 확충, 소규모 농어촌 가구들의 생활 여건을 개선하기로 하였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기술발전 촉진과 함께 기후 위기에 대비할 수 있는 스마트기술 개발 및 적용에 주력하기로 하였다. 전 지구적 위기 상황에서의 대응과 함께 BIMP-EAGA는 장기적 관점에서 도시 개발과 생태환경 중심의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노력을 병행 추진하고 있다. 그렇다면 상기 두 분야를 중심으로 한 정책 현황 및 경과는 어떠한지 살펴보고자 한다.

 

  (도시 개발) BIMP-EAGA국가들은 주요 도시를 선정, ‘그린 시티 이니셔티브’에 기초한 그린 시티 액션플랜(GCAP)을 수립하고 관련 프로젝트들을 실행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14개 그린 시티를 지정하여 도시 개발에 착수한 바 있다. 2019년 코타 키나발루(Kota Kinabalu)는 지속가능발전과 환경 보존을 위해 도시 개발과 관리, 역량 개발 재원 조달 등을 통해 공공 교통시스템 통합, 항만 등 인프라 분야의 대대적인 개선의지를 피력하여 2025년까지 완료를 목표로 인프라 프로젝트를 발표하였다. 주요 사업은 에너지 효율성 높은 도심 조명 활용, 공공 교통 시스템 통합을 통한 시민들의 공공교통 수단 활용 확대, 오폐수 및 폐기물 관리를 위한 플랜트 설립 프로젝트이다. 관련 인식제고와 교육을 실시하여 이해관계자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수자원 공급을 효율화하여 재원 건전성을 회복하고자 한다.

 

  인도네시아는 술라웨시(Sulawesi)의 켄다리(Kendari)를 그린 시티 이니셔티브 사업지로 선정했다. 그린 시티 액션 플랜 2023에 따라 켄다리는 도시 개발, 역량 관리 금융에 관한 변화를 도모하고자 수자원 공급, 도시 배수와 홍수 관리, 공동체 중심의 폐기물 처리 관리, 조력 발전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인도네시아는 국가 차원에서 2045년까지의 국가 발전 계획을 수립하여 지역간 균형 있는 성장을 중장기 목표로 하고 있다. 

 

  브루나이는 ‘국가 기후변화 정책’(The Brunei Darussalam National Climate Change Policy, BNCCP)을 수립하여 기후변화에 대한 회복탄력성 있는 대응을 통한 지속가능한 국가 발전을 모색하고자 한다. 세부 전략으로 제시한 내용을 살펴보면, 산업 탄소배출, 산림 보호, 전기자동차 및 관련 이동수단, 재생에너지, 전력 관리, 탄소 배출 가격결정, 폐기물 관리, 기후 복원력과 대응, 관련 교육과 인식 개선이 주를 이루고 있다. 동 정책 이행을 위해 브루나이 정부는 범부처간 협력을 독려하고 세부 행동 계획을 시행하고 있다.

 

  (포용적 경제성장) BIMP-EAGA는 맹그로브 습지의 친환경 개발과 같은 자연환경 중심의 발전 전략뿐만 아니라 사회형평성을 증진하고 포용적인 경제성장에도 주목하고 있다. 특히 비수도권 지역의 주민들과 여성, 원주민들과 같이 이른바 취약계층들의 삶과 생계를 개선할 수 있는 사업 발굴도 이루어지고 있다. 

 

  필리핀은 최근 1년 사이에 대형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컸는데, 그 가운데에서도 여성 농업 종사자들의 재산 피해가 극심하였다. 이들을 지원하고자 그린 에너지와 친환경 산업단지 모델을 해당 피해 지역에 적용하기로 했다. 그 과정에서 산업 발전을 위한 투자유치, 관광지 개발을 통한 여행객 유치를 적극 추진하되 자연환경 보호를 위한 장치를 마련할 예정이다. 민다나오 지역에서도 경제와 문화 사회의 조화로운 발전 모색을 위한 논의와 실행 방안이 이어지고 있다. 2021년도 개최된 민다나오 지역 미래 지구 공동체 활동 워크숍 (Mindanao Regional Future Earth Community Mobilization Workshop)는 디지털 인프라 개선, 생물다양성 보호프로그램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특히 지역 반군과의 갈등 관계와 개발로 인한 원주민 거주지 훼손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 아울러 여성과 원주민들의 역량을 강화하여 농업 및 수산업에 안정적으로 종사할 수 있도록 국내 및 해외 기관들과의 협력 사업도 추진 중이다. 

 

  말레이시아는 사라왁(Sarawak), 사바(Sabah), 라부안(Labuan) 지역 간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자연재해에 적극 대응하면서 관광지로의 대외 접근성을 높이고 주요 대도시와의 연결성을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 정부는 12차 국가 발전계획(12th Malaysia Plan 12MP)에 배정된 예산의 최소 50%를 케다(Keda), 케란탄(Kelantan), 페를리스(Perlis), 테렝가누(Terenganu) 등 말레이시아 내 저개발 지역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상기 말레이시아측 노력에 힘입어 사바와 사라왁 지역는 2021-2025년간 GDP가 약 5.3%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속가능한 생태관광) BIMP-EAGA 지역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써 관광분야의 중요성은 날로 강조되고 있다. 지속가능한 생태관광을 촉진하고자BIMP-EAGA 지역 국가들은 관광지 내 자연보호 및 생물다양성 보존을 병행하는 생태관광 계획을 내놓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사라왁 문화촌(Sarawak Cultural Village)을 포함한 13개 주의 주요 관광지에서 지속가능한 생태관광이 가능한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이들을 관광클러스터화 할 계획이다. 기업들의 후원을 기초로 문화유산적 가치와 자연환경 보존 가치 등을 고려한 관광상품인증과 품질 관리를 추진할 예정이다. 대도시와의 접근성이 떨어진 관광지들을 중심으로 도로 여건 개선과 교통 인프라 개발도 병행하여 추진 중이다.

 

  지속가능발전과 기후환경변화 대응을 위해 우선 투입되는 재원의 규모와 투자 대상 지역들의 발전 잠재력을 고려할 때 앞으로 우리 기업의 BIMP-EAGA 관련 프로젝트의 참여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인프라 개발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취약계층 및 지역공동체를 위한 지원, 이해관계자 역량강화도 필요한 만큼 인프라 外 다양한 분야의 관계자들의 참여와 관심이 요청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