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MP-EAGA 심층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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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마지막 개척지”, 팔라완

    필리핀의 “마지막 개척지”, 팔라완       정호재(서울대 아시아연구소)     필리핀에서 BIMP-EAGA 지역에 해당하는 큰 섬은 팔라완과 민다나오입니다. 필리핀은 17개 지역(Region)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팔라완은 행정구역상 미마로파 지역 (Region IV-B)에 속합니다. 미마로파라는 이름은 미마로파가 속한 지방, 즉 민도로 옥시덴탈과 오리엔탈, 마린두크, 롬블론, 팔라완의 앞글자를 딴 혼성어입니다.     필리핀 팔라완 섬 지도 출처: google map,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Palawan_Island_Red.png     팔라완은 전체 육지 면적 기준에서 필리핀에서 가장 큰 주(州)로 면적은 11,690.44 km²입니다. 팔라완은 필리핀 서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주요 팔라완 본섬과 수많은 작은 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해안선의 길이는 대략 1,892.29 Km에 달합니다. 2020년 실시된 필리핀 인구조사에 따르면 팔라완의 인구는 939,594명으로 필리핀 전체 인구의 0.86%, 루손 섬 지방의 1.51%, 미마로파 지역 인구의 29.1%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팔라완의 주도인 푸에르토 프린세사 시티는 팔라완 섬의 동부 해안에 위치해 있습니다. 푸에르토 프린세사는 팔라완의 행정 및 경제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팔라완은 깨끗한 해변, 수정처럼 맑은 바닷물, 석회암 절벽, 울창한 열대 우림이 특징인 아름다운 자연 경관으로 유명합니다. 험준하고 개발되지 않은 풍경으로 인해 필리핀의 '마지막 개척지'라고도 불립니다.     팔라완 맹그로브 숲     팔라완은 필리핀에서 가장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지역 중 하나로 꼽히며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 지역으로 승인되었습니다. 이곳에는 지구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종을 포함한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팔라완의 해안 및 해양 생태계에는 379종의 산호와 13종의 해초초원, 31종의 맹그로브가 있습니다. 1993년 필리핀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투바타하 리프 국립공원이 바로 팔라완의 관할 구역 내에 있습니다. 팔라완의 맹그로브 숲 면적은 44,500헥타르에 달하며, 이는 필리핀에서 가장 많은 맹그로브가 남아 있는 곳입니다. 맹그로브는 해양생물과 파충류, 조류의 터전이 되고 토지유실을 막는 중요한 자연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2024.05.03

푸에르토 프린세사 Puerto Princesa, 팔라완의 주도

    푸에르토 프린세사 Puerto Princesa, 팔라완의 주도       정호재(서울대 아시아연구소)     팔라완 섬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주도인 푸에르토 프린세사는 면적이 2,381.02 km2이고 인구는 307,079명입니다. 이 도시에는 다양한 크기의 선박이 정박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수심이 깊은 항구가 있으며, 이러한 지리적 입지 조건 덕택에  "항구의 공주(푸에르토 프린세스)"라는 뜻의 도시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푸에르토 프린세사 도심에서 북쪽으로 약 50킬로미터 떨어진 팔라완 섬의 북쪽 해안에는 팔라완에서 가장 유명한 명소 중 하나인 푸에르토 프린세사 지하하천(underground river)이 있습니다. 푸에르토 프린세사 지하하천은 세인트 폴 산맥의 석회암 카르스트 지형 아래에 뻗어 있으며 현재까지 발굴된 총 길이는 8.2km로 세계에서 가장 긴 지하하천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세인트 폴 산맥은 약 2300만년~530만년 전 형성된 거대한 석회함 층이 침식되어 카르스트 지형이 만들어졌고, 그 과정에서 동굴과 지하하천이 생겨났습니다. 지하 동굴은 인상적인 종유석과 석순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지하하천의 가장 독특한 특징은 강물이 바다로 직접 흐르고 하류지역에서는 염분이 섞이면서 조수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팔라완 푸에르토 프린세사 지하동굴     푸에르토 프린세사 지하하천 지역의 삼림지역은 활엽수가 많고, 해안지역은 맹그로브(mangroves), 선태림(mossy forest), 해초지(seagrass bed)와 산호초(coral reef)가 자라고 있습니다. 보호지 안에서 여러 동물들이 서식하고 있는데 멸종 위기인 팔라완공작꿩(Palawan Peacock Pheasant, Polyplectron napoleonis), 팔라완나무두더지(Palawan tree shrew, Tupaia palawanensis), 팔라완호저(Palawan porcupine, Hystrix pumila), 팔라완악취오소리(Palawan stink badger, Mydaus marchei), 그리고 듀공(Dugong, Dugong dugon)이 서식하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지하하천의 터널과 지하 공간에는 여러 종의 칼새(swiftlet)와 박쥐가 서식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정부는 자연 경관과 생태계 보호를 위해 1971년 푸에르토 프린세사 지하하천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였습니다. 유네스코도 이 지역의 카르스트 지질학적 지형과 생물 다양성, 문화적 중요성에서 각별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해 1999년 푸에르토 프린세사 지하하천을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하였습니다. 2012년에는 전 세계 투표를 통해 새로운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팔라완 푸에르토 프린세사 지하강     관광객들은 가이드 보트 투어를 통해 푸에르토 프린세사 지하하천의 경이롭고 아름다운 지하 경관과 독특한 동굴 생태계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방문객이 많아질 경우 섬세한 동굴 생태계가 타격을 받을 수 있어서 1일 입장객 수가 제한되며 가이드를 동반하지 않는 개인 방문객들은 별도의 입장 허가를 받아야만 합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팔라완 그리고 지하강 자연공원은 환경 보존과 지속 가능한 관광을 위한 필리핀의 노력을 상징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2024.04.30

팔라완의 아름다움

    팔라완의 아름다움       정호재(서울대 아시아연구소)     팔라완은 엘니도와 코론과 같은 세계적인 수준의 다이빙 포인트로 유명한 인기 관광지입니다. 다른 인기 명소로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푸에르토 프린세사 지하하천과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이자 세계 최고의 다이빙 명소 중 하나인 투바타하 리프 자연공원이 있습니다.   투바타하 리브자연공원에는 풍부한 산호초 생태계를 기반으로 해초와 해조류, 산호, 상어, 가오리, 물고기, 바다거북, 바닷새, 해양 포유류 등 1,200여 종의 해양 생물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의 생물다양성의 가치를 인정한 필리핀 정부는 1988년 처음으로 투바타하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였고 강력한 채취 금지 정책으로 생태계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루바타하 리프 자연공원   팔라완에는 수세기 동안 이 지역에 거주해 온 타그바누아, 바탁, 팔라완족 등 다양한 원주민 커뮤니티가 있습니다. 이 원주민 집단은 풍부한 문화적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장인 정신, 음악, 춤으로유명합니다. 바탁 부족은 나무 가면과 조각품 등 수공예품을 잘 만드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라탄으로 만든 수공예품의 일종인 비데이(Biday)도 유명합니다. 비데이는 창문 블라인드, 벽 장식, 방 칸막이, 바닥 매트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정교한 디자인과 독특한 질감으로 팔라완을 방문하는 관광객들 사이에서 기념품으로 인기가 대단합니다.    팔라완은 자연 애호가와 모험을 즐기는 사람들의 낙원으로, 방문객들이 탐험하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활동과 명소를 제공합니다. 아름다운 풍경, 활기찬 문화, 풍부한 생물 다양성으로 필리핀에서 정말 독특한 여행지로 손꼽힙니다.     팔라완 바다 전경   팔라완 관광진흥개발사무소(Provincial Tourism Promotions and Development Office)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총 1,527,159명의 관광객이 팔라완을 방문했는데 이는 2022년 814,621명 대비 90%나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 중 외국인 관광객은 653,567명이었습니다. 국적별는 미국, 프랑스, 독일, 영국 그리고 스페인 순이었습니다. 팔라완 지역의 관광업 활성화는 지역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2024.04.26

사회적 경제를 통한 국제 개발 협력_필리핀 민다나오 다바오시 두리안 농장 방문기

    사회적 경제를 통한 국제 개발 협력  - 필리핀 민다나오 다바오시 두리안 농장 방문기 -       이상헌(한신대학교 평화교양대학/사회혁신경영대학원 교수)   한신대학교 사회혁신경영대학원은 매년 1회 사회적 경제 분야의 해외 연수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단행본으로 출간하고 있다. 2024년 2월에는 연수팀이 필리핀을 대상 국가로 선택하여 민다나오 다바오시에서 진행 중인 캠프 아시아의 두리안(Durian) 농가 협동조합 소득증대 사업 현장을 방문하였다.     두리안 농가 협동조합 소득증대 사업 현장     두리안(Durian) 농가 협동조합 소득증대 사업은 사회적 경제 진흥을 목표로 한 국제개발협력 사업이며, 코이카가 지원하고 있다. ‘민다나오개발청’(Mindanao Development Authority)과 ‘남 민다나오 대학’(University of Southern Mindanao, 이하 USM), 두리안을 키우는 농부들로 구성된 협동조합이 핵심 이해당사자들이다. 이 사업의 목표는 두리안 수확을 늘릴 수 있는 친환경적 농사법을 개발하고, 생산물의 부가가치를 늘릴 수 있는 다양한 방법(가공, 판로 확보 등)을 사용하여 농민들이 농업 가치 사슬에서 좀 더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협동조합 농장이 위치한 아포산 기슭은 열대 과일이 자라기 매우 적합한 곳이고 실제로 많은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곳에서는 USM 전문가들의 지도하에 여러 토양 조건에서 두리안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 분석하는 실험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주로 적정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예컨대, 쓰레기로 취급받던 두리안 껍질과 코코넛 껍질로 뿌리 부분의 땅덮기(mulching)가 진행되는데, 영양분 공급과 보습 효과가 있어 토양 미생물 활동을 촉진하게 된다. 두리안은 껍질이 딱딱하고 날카로운 가시가 돋쳐 있어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수확하는 사람에게 위험하며, 높은 곳에 있는 열매를 수확하려면 기계와 사람을 동원해야 하므로 비용 측면에서도 감당하기 어렵다. 그래서 두리안이 크게 자라지 않도록 가지치기(pruning)를 해준다.   두리안의 품종은 다양한데, 민다나오 지역 고유의 품종들(뿌얏, 디원오원 등)이 맛도 좋고 건강하다고 한다. 그런데, 시장에서는 무상킹이라는 말레이시아 품종이 비싼 가격에 팔리기 때문에 외국 바이어들과 계약을 맺은 플랜테이션 농장에서는 무상킹 품종을 주로 심는다. 하지만 무상킹은 병충해에 취약하다. 만일 5년에 한 번 열매를 맺는 두리안이 병충해 피해를 보아도, 외국 바이어들이 이를 책임지지 않으므로 손실은 고스란히 농부들에게 돌아간다. 그래서 병충해를 이겨낼 수 있는 농법의 개발은 안정적 수익 증대를 위해 중요한 과제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 농부들은 수분(受粉)을 촉진하기 위해서 우유와 꿀을 9대1의 비율로 섞어서 두리안 나무에 뿌려주고 있었다. 이 역시도 농부들이 USM 전문가들과 상의하여 개발한 친환경 적정기술이다.     수분 촉진을 위해 우유과 꿀을 섞은 친환경 기술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농민들의 소득증대에 기여하고, 두리안 농장에서 친환경 유기농업이 유지되고, 지속가능한 지역경제 정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민다나오의 농업 발전을 기원하면서 연수팀은 현지 농장에 두리안 묘목 하나를 심고 왔다. 5년 후에 다시 방문하게 되면 달콤한 두리안을 맛보게 될 것이다. 하지만 두리안보다 더 달콤한 것은 이 사업이 성공하여 농부들이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면서 함께 기뻐하는 일일 것이다. 민다나오 두리안 농부 협동조합의 건승을 빈다.          

2024.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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