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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경제를 통한 국제 개발 협력_필리핀 민다나오 다바오시 두리안 농장 방문기

등록일 2024.04.23

 

 

사회적 경제를 통한 국제 개발 협력 
- 필리핀 민다나오 다바오시 두리안 농장 방문기 -

 

 

 

이상헌(한신대학교 평화교양대학/사회혁신경영대학원 교수)

 

한신대학교 사회혁신경영대학원은 매년 1회 사회적 경제 분야의 해외 연수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단행본으로 출간하고 있다. 2024년 2월에는 연수팀이 필리핀을 대상 국가로 선택하여 민다나오 다바오시에서 진행 중인 캠프 아시아의 두리안(Durian) 농가 협동조합 소득증대 사업 현장을 방문하였다.

 

 

두리안 농가 협동조합 소득증대 사업 현장

 

 

두리안(Durian) 농가 협동조합 소득증대 사업은 사회적 경제 진흥을 목표로 한 국제개발협력 사업이며, 코이카가 지원하고 있다. ‘민다나오개발청’(Mindanao Development Authority)과 ‘남 민다나오 대학’(University of Southern Mindanao, 이하 USM), 두리안을 키우는 농부들로 구성된 협동조합이 핵심 이해당사자들이다. 이 사업의 목표는 두리안 수확을 늘릴 수 있는 친환경적 농사법을 개발하고, 생산물의 부가가치를 늘릴 수 있는 다양한 방법(가공, 판로 확보 등)을 사용하여 농민들이 농업 가치 사슬에서 좀 더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협동조합 농장이 위치한 아포산 기슭은 열대 과일이 자라기 매우 적합한 곳이고 실제로 많은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곳에서는 USM 전문가들의 지도하에 여러 토양 조건에서 두리안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 분석하는 실험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주로 적정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예컨대, 쓰레기로 취급받던 두리안 껍질과 코코넛 껍질로 뿌리 부분의 땅덮기(mulching)가 진행되는데, 영양분 공급과 보습 효과가 있어 토양 미생물 활동을 촉진하게 된다. 두리안은 껍질이 딱딱하고 날카로운 가시가 돋쳐 있어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수확하는 사람에게 위험하며, 높은 곳에 있는 열매를 수확하려면 기계와 사람을 동원해야 하므로 비용 측면에서도 감당하기 어렵다. 그래서 두리안이 크게 자라지 않도록 가지치기(pruning)를 해준다.

 

두리안의 품종은 다양한데, 민다나오 지역 고유의 품종들(뿌얏, 디원오원 등)이 맛도 좋고 건강하다고 한다. 그런데, 시장에서는 무상킹이라는 말레이시아 품종이 비싼 가격에 팔리기 때문에 외국 바이어들과 계약을 맺은 플랜테이션 농장에서는 무상킹 품종을 주로 심는다. 하지만 무상킹은 병충해에 취약하다. 만일 5년에 한 번 열매를 맺는 두리안이 병충해 피해를 보아도, 외국 바이어들이 이를 책임지지 않으므로 손실은 고스란히 농부들에게 돌아간다. 그래서 병충해를 이겨낼 수 있는 농법의 개발은 안정적 수익 증대를 위해 중요한 과제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 농부들은 수분(受粉)을 촉진하기 위해서 우유와 꿀을 9대1의 비율로 섞어서 두리안 나무에 뿌려주고 있었다. 이 역시도 농부들이 USM 전문가들과 상의하여 개발한 친환경 적정기술이다.

 

 

수분 촉진을 위해 우유과 꿀을 섞은 친환경 기술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농민들의 소득증대에 기여하고, 두리안 농장에서 친환경 유기농업이 유지되고, 지속가능한 지역경제 정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민다나오의 농업 발전을 기원하면서 연수팀은 현지 농장에 두리안 묘목 하나를 심고 왔다. 5년 후에 다시 방문하게 되면 달콤한 두리안을 맛보게 될 것이다. 하지만 두리안보다 더 달콤한 것은 이 사업이 성공하여 농부들이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면서 함께 기뻐하는 일일 것이다. 민다나오 두리안 농부 협동조합의 건승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