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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에르토 프린세사 Puerto Princesa, 팔라완의 주도

등록일 2024.04.30

 

 

푸에르토 프린세사 Puerto Princesa, 팔라완의 주도

 

 

 

정호재(서울대 아시아연구소)

 

 

팔라완 섬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주도인 푸에르토 프린세사는 면적이 2,381.02 km2이고 인구는 307,079명입니다. 이 도시에는 다양한 크기의 선박이 정박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수심이 깊은 항구가 있으며, 이러한 지리적 입지 조건 덕택에  "항구의 공주(푸에르토 프린세스)"라는 뜻의 도시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푸에르토 프린세사 도심에서 북쪽으로 약 50킬로미터 떨어진 팔라완 섬의 북쪽 해안에는 팔라완에서 가장 유명한 명소 중 하나인 푸에르토 프린세사 지하하천(underground river)이 있습니다. 푸에르토 프린세사 지하하천은 세인트 폴 산맥의 석회암 카르스트 지형 아래에 뻗어 있으며 현재까지 발굴된 총 길이는 8.2km로 세계에서 가장 긴 지하하천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세인트 폴 산맥은 약 2300만년~530만년 전 형성된 거대한 석회함 층이 침식되어 카르스트 지형이 만들어졌고, 그 과정에서 동굴과 지하하천이 생겨났습니다. 지하 동굴은 인상적인 종유석과 석순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지하하천의 가장 독특한 특징은 강물이 바다로 직접 흐르고 하류지역에서는 염분이 섞이면서 조수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팔라완 푸에르토 프린세사 지하동굴

 

 

푸에르토 프린세사 지하하천 지역의 삼림지역은 활엽수가 많고, 해안지역은 맹그로브(mangroves), 선태림(mossy forest), 해초지(seagrass bed)와 산호초(coral reef)가 자라고 있습니다. 보호지 안에서 여러 동물들이 서식하고 있는데 멸종 위기인 팔라완공작꿩(Palawan Peacock Pheasant, Polyplectron napoleonis), 팔라완나무두더지(Palawan tree shrew, Tupaia palawanensis), 팔라완호저(Palawan porcupine, Hystrix pumila), 팔라완악취오소리(Palawan stink badger, Mydaus marchei), 그리고 듀공(Dugong, Dugong dugon)이 서식하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지하하천의 터널과 지하 공간에는 여러 종의 칼새(swiftlet)와 박쥐가 서식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정부는 자연 경관과 생태계 보호를 위해 1971년 푸에르토 프린세사 지하하천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였습니다. 유네스코도 이 지역의 카르스트 지질학적 지형과 생물 다양성, 문화적 중요성에서 각별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해 1999년 푸에르토 프린세사 지하하천을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하였습니다. 2012년에는 전 세계 투표를 통해 새로운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팔라완 푸에르토 프린세사 지하강

 

 

관광객들은 가이드 보트 투어를 통해 푸에르토 프린세사 지하하천의 경이롭고 아름다운 지하 경관과 독특한 동굴 생태계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방문객이 많아질 경우 섬세한 동굴 생태계가 타격을 받을 수 있어서 1일 입장객 수가 제한되며 가이드를 동반하지 않는 개인 방문객들은 별도의 입장 허가를 받아야만 합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팔라완 그리고 지하강 자연공원은 환경 보존과 지속 가능한 관광을 위한 필리핀의 노력을 상징하는 곳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