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MP-EAGA 심층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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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기대와 한국의 기여

      BIMP-EAGA 5대 전략축 연결 필리핀의 기대와 한국의 기여     김동엽(부산외대)       ASEAN 지역 내 소다자 개발 협의체인 BIMP-EAGA는 필리핀의 피델 라모스(Fidel V. Ramos) 전 대통령의 제안으로 1994년 출범했다. BIMP-EAGA는 브루나이를 제외하고 회원국 내에서도 저개발 지역, 즉 주변화된 지역 및 지리적으로 고립된 지역의 경제·사회적 발전 도모를 목표로 한다. 대륙부 ASEAN의 메콩강 유역 국가 간의 개발협력 소다자기구인 메콩강경제권(GMS)에 대비하여 도서부 국가 간 합의로 출범한 BIMP-EAGA는 지역 내 사람과 상품 그리고 서비스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각종 물리적 인프라와 제도적 정비를 통한 연결성(connectivity) 확장에 주력해 왔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에 적극적인 외부 투자를 유도하고, BIMP-EAGA 지역을 글로벌 경제 네트워크와 효과적으로 연계함으로써 회원국 경제 발전의 새로운 엔진으로 작동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필리핀 입장에서 BIMP-EAGA는 민다나오 지역의 발전을 촉진하여 국가 통합과 경제 발전을 도모한다는 전략적 의미가 있다. 민다나오는 정치적 갈등을 오래 겪었고 경제적으로는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전이 뒤처졌기 때문이다. 정치적 측면에서 필리핀의 적극적인 BIMP-EAGA 참여는 ASEAN 내 다자협력 체제에서 필리핀의 외교적 역량 강화에 기여한다. 필리핀은 BIMP-EAGA 내 협력을 통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브루나이와의 보다 긴밀한 유대와 상호 이해를 촉진하고, 이를 바탕으로 아세안이 주도하는 지역 문제에서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 BIMP-EAGA는 필리핀이 인접한 회원국과의 무역 및 투자를 촉진하여 저개발 지역인 민다나오와 팔라완의 농업, 수산업, 관광업 등 개발 역량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지역 내 인프라 확장을 통한 물류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추진하는 광역 술루-술라웨시 회랑(GSSC) 개발은 외국자본의 유치와 지역 주민들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민다나오와 술라웨시 북부를 잇는 새로운 해운 루트 출처: Mindanao Development Authority, https://minda.gov.ph/news/64-mindanao-north-sulawesi-indonesia-sea-route     사회·문화적 측면에서 BIMP-EAGA는 필리핀 민다나오 및 주변 지역의 경제 개발을 촉진하여 지역 주민들의 빈곤율 감소와 생활 수준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회원국 간 협력 및 이해 증진에 힘입어 국경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불법적 행위에 대한 공동 대처를 통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BIMP-EAGA는 필리핀이 변방인 민다나오와 팔라완을 국제적 개발 협력의 파트너로 제공함으로써 외교관계의 증진, 경제발전의 계기 마련, 그리고 지역민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러한 기대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회원국 간 그리고 역외 국가 간의 긴밀한 협력이 요구된다.   필자는 BIMP-EAGA의 필리핀 사무국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민다나오 개발청(Mindanao Development Authority, MinDA)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필리핀의 BIMP-EAGA에 대한 입장과 한국에 대한 기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     BKCF 사업 성과(2023) 출처: Mindanao Development Authority, https://minda.gov.ph/news/833-ph-bimp-eaga-project-recieve-funding-from-south-korea     우선, 필리핀 정부는 BIMP-EAGA 협력을 통한 민다나오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아키노 정부(2010-2016) 하에서 수립된 다양한 민다나오 개발 정책이 이후 두테르테 정부(2016-2022)와 현 마르코스 정부(2022-2028)를 거치면서 지속적으로 보완되고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민다나오와 필리핀 수도권을 연결하는 인프라 개발과 민다나오와 주변 BIMP 국가들을 연결하는 인프라 개발 사업에 정부의 예산과 해외 차관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아키노 정부 하에서 합의되고 두테르테 정부 하에서 법제화된 민다나오 무슬림자치구(BARMM) 정부는 지역의 평화를 정착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BIMP-EAGA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지역 경제 발전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고 밝혔다.   이러한 필리핀의 BIMP-EAGA에 대한 기대가 좀 더 효율적으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부분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무엇보다도 먼저 BIMP-EAGA의 제도적 강화가 시급함을 언급했다. 현재 말레이시아 사바에 위치하고 있는 조정국(Faciliation Center)은 관련 국가와 이해 관계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조율하고 조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매번 정상회담 시에 거론되고 있지만, 실현이 지연되는 사무국 설치와 같은 법적·제도적 정비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더불어 국제적 관심도의 부족도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했다. 현재 아시아개발은행(ADB)이 BIMP-EAGA 개발 사업을 주도하고 있으며, 일본이나 중국의 경우에는 주로 지역 내 개별 국가 단위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지역 소다자 기구인 BIMP-EAGA를 개발과 투자의 상대로서 제대로 취급하지 않는 점을 지적했다. 이러한 점에서 한국의 BIMP-EAGA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최근 한국이 BKCF(BIMP-EAGA-Korea Cooperation Fund)를 통해 지역 협의체로서의 BIMP-EAGA에 관심과 투자를 제공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인도-태평양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은 BIMP-EAGA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아세안 지역에서의 외교적 입지를 강화하고, 개발 협력의 파트너로서 경제적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BIMP-EAGA의 필요에 부응하여 소지역 내의 연결성 확대를 위한 각종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BIMP-EAGA 체제 강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과 함께 효율성 강화를 위한 각종 디지털 인프라 강화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2024.12.30

녹색 도시 이니셔티브

      BIMP-EAGA 5대 전략축 환경 분야 녹색 도시 이니셔티브     고영경(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 아세안센터)     BIMP-EAGA의 비전 2025(BEV 2025) 5대 전략축 가운데 하나가 환경 분야이다.  환경 전략축은 지속가능한 친환경 관광, 기후탄력적인 농업, 녹색기술 발전 그리고 지속가능한 도시 개발을 목표로 삼고 있다.  아시아의 도시들은 빠르게 성장해왔으며,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더 나은 경제적 기회와 더 높은 생활 수준을 제공해 왔다. 그러나 도시 밀집화와 개발로 매우 높은 환경 및 사회적 비용을 수반하고, 인구 증가, 기반 시설 부족, 교통 상황 악화, 대기 오염, 하천 오염, 불평등 확대 등의 문제점도 나타났다. 풍요로움과 도시 인구 증가에 따라 자원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더 크다. 이미 도시는 지구 천연 자원의 75%를 소비하고 있으며,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7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THE GREEN CITIES INITIATIVE FOR BIMP-EAGA). 도시 문제의 악화는 거주 환경의 저하와 경제적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극적인 변화가 없다면 도시 문제는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기존의 도시 개발 방식을 계속 채택하는 것은 더 이상 올바른 선택지로 볼 수 없다. 이에 BIMP-EAGA는 (BEV 2025) 환경 전략의 일환으로 녹색 도시 이니셔티브 (Green Cities Initiative, GCI)를 내세웠다.  BIMP-EAGA 녹색 도시 이니셔티브(GCI)는 패러다임 전환에 기여하고자 통합된 도시 개발과 환경 계획을 추진하여 현재의 도시를 더욱 깨끗하고 친환경적이며 번영하는 미래 도시로 변화시키고자 한다. 예를 들어, 기존의 도시 개발은 인프라 확충을 목표로 하지만, 녹색도시 개발은 인프라 통합 계획 및 관리 강화를 통한 도시의 관리 역량 향상이 목표이다.  BIMP-EAGA 녹색 도시 이니셔티브(GCI)는 실질적인 이행방안으로 녹색도시 실행계획(Green City Action Plans, GCAP)을 발표했다. 녹색도시 실행계획(GCAP)은 BIMP-EAGA 소지역 도시를 스마트하고 친환경적이며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고, 지속가능한 도시로 개발하기 위해 매우 구체적이고 세분화된 내용을 담고 있다. GCAP는 프로파일링, 기준선 설정, 성과 지표화를 통한 통합도시계획 개선, 프로젝트 파이프라인, 도시의 재정능력 평가,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에 대한 대체 자금조달 방식, 프로젝트 파이프라인 실행 계획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실행 계획 개발 10 단계     GCAP가 도시 개발에 적용되어 기대하는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적용 대상 도시의 특성과 환경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GCAP는 표준화된 형태를 갖추고 있으나 내용상으로는 각 도시에 특화된 맞춤 계획이다. GCAP 도시별 계획은 우선순위(prioritized)와 시간 순서(time-scaled)에 맞춰 녹색 개발 및 투자 계획을 정립하고, 이를 다시 도시 관리 및 실행 계획, 재정 조달 계획, 성과 모니터링 지표와 결합시킨 후 확정된다. 예를 들어, 코타키나발루를 위한 GCAP는 말레이시아의 재생에너지 정책과 지방 정부의 개발 계획, 토지 사용과 물 공급 등 10개 항목의 현황과 문제점을 세세히 다룬 도시 프로파일,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작성된 실행계획과 전략을 담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sia Development Bank, ADB)은 경제적 경쟁력, 환경적 지속가능성, 사회적 형평성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 수립을 지원하기 위해 BIMP-EAGA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환경 인프라, 서비스 및 기타 공공재 제공을 계획할 때 통합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므로, GCAP 역시 ADB의 자문과 지원을 받고 있다.  2016년 BIMP-EAGA 녹색 도시 이니셔티브가 시작되어, 브루나이의 반다르스리브가완(Bandar Seri Begawan), 인도네시아의 큰다리(Kendari), 폰티아낙(Pontianak), 토모혼(Tomohon), 말레이시아 사바주의 코타키나발루(Kota Kinabalu)와 사라왁주의 쿠칭(Kuching), 라부안(Labuan), 필리핀의 다바오(Davao) 및 제너럴 산토스시(General Santos City) 등 GCAP가 적용될 9개의 시범도시가 선정되었다. 큰다리와 코타키나발루의 경우 이미 GCAP가 적용되었고, 각각 2017년과 2019년에 GCAP가 완료되었다. 세 번째 GCAP는 제너럴 산토스시를 위해 2021년에 개발되었으며, 반다르스리브가완 및 폰티아낙의 경우 2022년까지 준비될 예정이다.             

2024.12.18

기후변화 대응 자연기반해법: 맹그로브숲 복원과 블루카본

      BIMP-EAGA 5대 전략축 - 환경 기후변화 대응 자연기반해법: 맹그로브숲 복원과 블루카본     강호상(서울대학교 그린바이오과학기술연구원)     지구 육지 면적의 3%를 차지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지역은 세계 산호초의 30%, 맹그로브숲의 35%를 차지하고 있다(Source: ASEAN State of the Environment Report, 2008).   BIMP의 필리핀, 순다랜드(Sundaland), 월리시아(Wallacea)는 생물다양성이 높고, 지역 특산종이 많아 아세안 대륙지역인 인도-미얀마와 함께 전 세계 36개 생물다양성 보존 중요 지점(Biodiversity Hotspot)에 속해 있다.   동남아시아 생물다양성 중점 지역   특히 해안선 부근에서 자라는 맹그로브는 해양 생물다양성을 보존할뿐만 아니라 육상 생태계의 그린카본보다 탄소 흡수 속도가 최대 50배 이상 빠르다는 점에서 수천 년 동안 저장이 가능한 해양 탄소 흡수원인 블루카본으로 최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맹그로브는 주로 열대나 아열대 해변, 하구 지역 해수와 담수가 혼합된 곳의 습지에서 자라는 관목 혹은 키 큰 나무를 말한다. 맹그로브숲은 큰 파도나 쓰나미로부터 해안을 보호하고, 뿌리가 토양을 고정시켜 해안 침식을 방지한다. 또한 뿌리 사이로 어린 물고기들을 보호하고 다양한 해양 동식물에 안전한 서식지를 제공함으로써 지속적인 어업과 관광 산업을 통한 지역주민들의 소득 증대에도 기여한다.   한-아세안협력기금(AKCF)을 재원으로 하는 한-아세안환경협력사업(ASEAN-Korea Environment Cooperation Project, AKECOP)1)은 2000년부터 시작되었다. 2004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북부 지역 대지진으로 발생한 쓰나미로 인해 해안지역이 큰 피해를 입으면서 맹그로브숲의 중요성이 새롭게 부각되었고, 이에 따라 아세안 사무국은 한-아세안환경협력사업 내용에 맹그로브숲 복원 및 연구 사업 추가를 요청하였다. 또한 필리핀 보홀에서 맹그로브숲의 생태계 서비스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Lee et al. 2022).   한-아세안환경협력사업(AKECOP)은 한아세안협력기금 지원으로 2000년부터 2018년까지 아세안 10개국과 함께 훼손된 생태계 복원, 생물다양성 보전, 혼농임업(agroforestry)을 통한 주민소득증대 분야의 공동연구, 교육/훈련 사업을 진행하였으며, 사업에 필리핀 UPLB, 인도네시아 IPB University, 말레이시아 FRIM, 브루나이 UBD 등의 기관이 참여했다.    필리핀 바나콘섬 맹그로브 조림지   맹그로브숲은 전 세계적으로 약 14.5백만ha(헥타르)에 걸쳐 분포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가 3,364,080ha로 전 세계의 24%를 차지하고 있다(MoEF 2021). 말레이시아(587,613ha), 필리핀(266,170ha), 브루나이(5,871ha)도 맹그로브숲의 보전과 지속 가능한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맹그로브 나무 종류는 전 세계적으로 약 60종이 분포하는데 인도네시아에 48종, 말레이시아에 42종, 필리핀에 38종, 그리고 브루나이에 25종이 분포하고 있다(Giesen et al. 2006).   동남아시아 맹그로브숲 분포  (출처: Mangrove Forest of the World)   그동안 맹그로브숲은 새우양식(aquaculture)과 팜 농장 조성으로 많이 훼손된 탓에 맹그로브숲 보전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Hilomen & Peñaflor, 2023).    최근 기업들은 탄소배출권 상쇄와 ESG 투자를 위해 맹그로브숲 복원 및 보전 사업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말루쿠 북부 모로따이(Morotai) 섬 지방 정부가 제안한 맹그로브숲 REDD+ 사업과 같은 지방 정부 사업 또한 기업과 지방 정부 간의 협력사업으로 유망하다. 아울러 한-BIMP-EAGA 협력기금을 활용하여 맹그로브숲 복원, 생물다양성보전, 지역주민 생계향상을 포함한 “한-BIMP 맹그로브숲 협력 프로그램”을 추진함으로써 한국의 산림생태계 복원 경험을 공유하고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한-BIMP 협력 증진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2024.12.17

술루-술라웨시 경제 회랑의 식품가공산업

      광역 술루-술라웨시 경제 회랑 (Greater Sulu-Sulawesi Economic Corridor) (3) 술루-술라웨시 경제 회랑의 식품가공산업     고영경(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 아세안센터)       광역 술루-술라웨시 경제 회랑(GSSC)에서 가장 성장 잠재력이 높고 모든 참여국에서 가치사슬 개발에 적합하다고 선별된 산업은 바로 식품가공업이다.  정부는 이미 식품가공업을 중점 육성 산업으로 지목하고 있으며,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3개국 모두 다양한 가공식품을 제조, 수출하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은 코코넛 가공품, 팜유 제품, 코코아와 과일 음료 등이다. 식품가공 산업의 기반은 이미 조성되어 있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과 비즈니스 환경의 개선이 뒷받침된다면 이 산업은 보다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현재 이 산업의 참여기업들은 대부분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어렵고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품질 및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필리핀 민다나오 지역 식품가공업체들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들은 규모의 경제 부족과 더불어 중소기업 과밀화 문제를 겪고 있어 가치사슬 개발을 통해 이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인근 및 해외 시장로의 진출과 토지, 노동력, 원자재 등 생산 요소의 용이한 조달을 기대하고 있다. 광역 술루-술라웨시 경제 회랑은 식품산업 가운데에서도 ‘할랄푸드’의 중심지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무슬림 인구의 비중이 각각 63%, 87%에 이른다. 필리핀의 경우, 무슬림 인구 비중은 6.4%에 불과하지만, 그 가운데 절반 이상이 무슬림 인구 비중이 24%에 달하는 민다나오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경제 회랑 내 3개국이 할랄 식품 산업 개발을 위한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할랄 식품은 “할랄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비할랄 물질을 걸러내고 엄격한 품질 관리가 필요해 기술적으로 정교한 프로세스와 대규모 생산능력이 요구된다. 따라서 할랄 식품 하이테크 허브는 역내 및 글로벌 경쟁을 위한 필수 인프라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다국적 식품기업 네슬레는 농장에서부터 식탁에 이르기까지 전과정에 할랄 표준을 확립하고 적용하여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사바주 정부는 할랄 식품 허브가 되겠다는 목표 하에 지역 내 할랄 식품 제조업체에 까다로운 품질관리 기준을 적용하면서 첨단공정 활용을 강조해 왔다. 코타키나발루 산업단지(Kota Kinabalu Industrial Park)와 라하드 다투(Lahad Datu)의 팜유 산업 클러스터는 할랄 지정 산업단지(HALMAS Parks)로서 할랄 준수 인증을 받았다. 이 산업단지에서는 임차인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입주 기업의 상품에 간소화된 절차에 따라 할랄 인증을 부여한다. “BIMP-EAGA Investment Opportunities in Corridor Value Chains (2017)"에 따르면 사바에는 할랄 인증을 받은 회사가 249개가 있으며, 그 중 다국적 기업이 20개, 소기업이 125개, 중견기업이 104개이다.     <필리핀의 할랄 산업 개발 전략> 출처: Philippine Halal Industry Development Strategic Plan 2023-2028 p16,  https://dtiwebfiles.s3.ap-southeast-1.amazonaws.com/e-library/Other+Publications/Philippine+Halal+Industry+Development+Strategic+Plan+2023-2028_Narrative+Report_Final+3+single.pdf     민다나오 역시 할랄 식품 생산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필리핀 경제개발계획 하에 할랄 수출 개발 및 진흥위원회(할랄 위원회)가 로드맵을 구축하고 할랄 식품 산업 개발계획을 추진하였다. 이 계획에 따라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지역(방사모로)이 필리핀의 할랄 생산기지로 지정되었다. 필리핀 정부는 할랄 산업 개발 전략 계획2023-2028 (Halal Industry Development Strategic Plan)을 수립하고 필리핀의 할랄 산업을 진작시켜 2028년까지 필리핀을 할랄 허브로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필리핀 정부는 할랄 산업으로 일자리 120,000개와 40억 달러 투자를 유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방사모로 자치정부도 2차 방사모로 개발계획(Bangsamoro Development Plan 2023-2028) 및 할랄 개발 계획(BARMM Halal Development Plan 2023-2028)을 통해 지역 내 할랄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책을 수립했다. 방사모로 개발계획은 BIMP-EAGA 회원국들과 보조를 맞추며 진행될 것이라는 점도 포함되어 있다. 광역 술루-술라웨시 경제 회랑 내 사바주와 민다나오 지역 사이의 협력이 활성화되면 할랄 식품 산업 가치사슬의 발전이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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